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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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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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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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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친구 이야기입니다. 단단한 체구로 운동을 좋아하고 활달한 성격에 언변이 좋아서 또래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친구입니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가는 인연이 되도록 살갑고 배려심 또한 많은 친구입니다. 군복무 때에는 창설부대에 파견되어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선후배, 동료들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해오면서 전역 직전까지 힘든 훈련을 마다하지 않았고, 사비를 들여 부대에 필요한 물품을 기증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때의 동료들과 지금껏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말단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성실한 자세와 원만한 대인관계를 인정받아 직원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하였고 빠르게 승진되었습니다. 직장생활에 매너리즘을 느낄 무렵 다른 회사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아 이직하여 승승장구(乘勝長驅)했으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그 곳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을 쉽게 믿는 성격 탓에 후배라고 접근해온 사기꾼한테 당한 것입니다. 막상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그의 편에 서주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결국 그 일로 인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죄로 수년간 옥고를 치렀습니다.
춥고 황량한 교도소에서의 생활은 실감할 길은 없으나 대단히 힘겹고 어려운 인고의 시절이리라 가늠해봅니다. 그 친구는 어두운 시절을 잃어버린 세월이라고 낙망하지 않고 견뎌내었고 그의 가족들도 힘든 시절을 함께 참고 이겨냈습니다. 전과자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는 많은 제약이 따르고 험난했을 겁니다. 다행히 그 친구와 과거에 인연을 맺었던 고객들과 연락이 닿아 조그마한 유통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의 아내도 거들게 되었고 사업은 조금씩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의 인성을 닮은 자식들은 착하고 밝게 잘 성장하여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여 그 친구의 한시름을 덜게 해주었습니다.
가끔 그 친구와 술자리를 했었고 넉넉한 그 친구의 인품과 풍파가 심했던 삶의 전력을 알기에 사람들 사는 이런저런 이야기에 대해 의견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고객을 대할 때 자신을 내려놓는 겸손함과 현실적인 어려움에 구애 받지 않고 길게 인생을 바라보라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가끔 짜증나는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친구의 너털웃음과 해탈한 듯한 의미심장한 그 눈빛을 기억해봅니다.
삶의 역경을 이겨냈고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그 친구의 앞날에는 깊은 굴곡없이 봄날같이 평온한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친구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건강하고 재미있게 잘 살아보자!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그러니 담대하라.
어떠한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마라
박노해 “동그란 길로 가다”의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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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한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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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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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9. 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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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이었다. 전날 비가 많이 왔는지 큰 도로 쪽으로 빠져나가는 아파트 소로길 나무계단에도 습기가 가득했다. 그 계단 끝에 거의 다다를 무렵 한 여인이 성큼 계단을 밟고 올라선다. 마주오는 여인들의 얼굴은 좀처럼 쳐다보지 않는 것이 나름의 예의같은 것이었는데 그 날은 흘깃 쳐다 보았다. 미모가 훌륭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왼발에 받쳐주어야 하는 마지막 계단이 단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순간 계단턱으로 왼발이 미끄러지면서 다른 한발은 허공으로 쳐올라가고 엉덩방아를 제대로 찧었다.
무지 창피하다. 옆으로 스쳐지나간 여인도 흠짓 놀란 듯 작은 비명을 내뱉었지만 곧 아무일 없는 듯 가던 길을 갔다. 예의상 괜찮냐고 물어보았다면 나의 창피함도 조금 덜했을텐데 말이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으나 창피한 마음은 금방 사라지지 않았다.
성경 말씀에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구절이 있다. 흘깃 쳐다본 것은 좁은길에서 마주 오니까 쳐다볼수 있는 일이고 굳이 미모의 여성을 쳐다본 것은 본능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탐욕과 같은 심정을 아침 출근길에 품을 만큼 혈기가 남아있지는 않다. 또 성경에는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지 않았는가? 하여간 창피한 출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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