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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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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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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7. 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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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사이가 시들해진 50대 중반 여성이 우연히 남편이 읽고 있는 책 표지를 보고 놀라고 말았다. 책 제목이 “싱글이 되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드디어 이 인간이 나와 헤어지려고 작정을 한 것 같아서 내심 분하지만 착잡한 심정을 억누르고 책을 펼쳐 보았더니 골프 연습 지침서였다고 한다. 요즘말로 웃픈 이야기이다.
골프를 본격적으로 배운지 6년 만에 생애 첫 싱글을 했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친구들과 어울리기 무난한 운동이고 부부동반으로 함께 여가를 즐길만한 것이 골프가 적격이라는 주변의 권유로 배우기 시작했다. 사실 20여년 전 회사원일 때 골프채를 잠깐 잡아 본적이 있었다. 상관이었던 직원이 혼자 다니기 심심했던지 함께 가자고 권유하여 인근의 교습소를 다녔다. 첫날 그립 잡는 법과 스윙궤도에 대한 대략적인 이론교육을 받고 곧바로 “똑딱이”를 시작하다가 며칠 반복 후, 하프스윙으로 발전하였고 1주일만에 배우는 무리중에서 가장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풀스윙을 시도하였다. 수강생들의 대부분은 40대에서 60대까지 중장년층이었는데 그 중에서 30대인 내가 제일 어렸다. 나의 강력한(?) 스윙을 보고 모두들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티칭프로도 나의 스윙 모습을 보고 재능이 있다고 칭찬하였다. 그 다음날부터 교습소를 다니지 않고 집근처 인도어에 가끔 다니는 것으로 대신했다. 독학으로 배워도 충분할 것 같았다. 부족한 부분은 교습서를 보고 익히든가 연습장에서 스윙 폼이 좋아보이는 분을 곁눈질로 얼마든지 골프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당구나 테니스를 배우는 것처럼 가끔 연습하다보면 늘겠거니 생각했다. 오산(誤算)이었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핑계보다는 정성이 부족해서 꾸준히 연습하지 못했고 들쭉날쭉한 스윙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 점차 흥미를 잃게 되었다. 그렇게 기초가 전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골프를 수년간 멈추었다가 회사를 이직하여 영업직을 맡게 되면서 다시 골프를 접할 기회가 생겼다. 고객들과 접대 골프를 쳐야 하는데 필드경험이 전혀 없는 처지에 덜컥 약속이 잡히고 말았다. 후회를 했지만 이미 엎어진 물그릇이요 깨진 항아리였다. 먼지 쌓인 구식(?) 골프채를 끄집어내서 하루전날 인도어에서 휘둘러보았다. 당연히 맞지 않았다. 어색한 몸동작을 반복하다가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서 그나마도 더 연습할 수 없었다. 골프빽 안이 뭔가가 부족하다 싶었는데 애초부터 퍼터가 없었다. 부랴부랴 퍼터를 사다놓고 그 다음날 이른 새벽 티업시간까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걱정되고 후회되고 마음이 불편하고... 거의 뜬 눈으로 지새우다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정으로 골프클럽에 갔다. 결과는 보나마나 참담했다. 평상시 연습을 해두지 못한 자괴감과 동반자들에게 민패를 끼치게 되어 죄송하고 캐디에게도 미안하고 앞으로 열심히 연습해야지 하면서 연습장 정기권을 구매하고 골프채를 새로 구입하는 등 나름대로 준비한다고 했는데 골프는 정말로 어려운 종목이었고 초보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슬라이스 구질로 고생하다가 결국 골프는 나와 맞지 않는 운동이라고 결론내고 골프가방을 쳐박아 놓고 오랜기간 골프와 담을 쌓고 살았다.
골프 이야기가 다시 들려왔다. 스크린골프가 대유행이었던 것이다. 친하게 지내던 후배가 골프에 입문했다고 한다. 술자리에서 온통 골프 이야기만 하는 후배를 물끄러미 보다가 문득 진지한 마음으로 골프를 다시 배워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주위에 골프를 좋아하는 친구들의 권유로 다시금 용기내서 골프채를 잡게 되었다. 운동신경이 좋고 열심히 연습한 친구들은 1년내 싱글스코어를 달성한다고 하는데 나이가 먹어서 인지 나름대로 열심히 해도 싱글은 커녕 백돌이 벗어나기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운동인지를 진정 몰랐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골프를 대하는 자세로서 인내와 배려와 겸손과 용기와 정직함과 긍정심 등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배웠다. 그 중에서도 겸손과 인내를 배우기에 적합한 종목인 것 같다.
작년 초부터 싱글스코어 달성에 대한 욕심이 슬슬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먹는 순간 스윙에 힘이 들어가고 미스샷으로 연결되어 좋지않은 스코어를 번번히 남기게 되었고 어떤 날은 잘 가다가 마지막 순간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험을 여러차례 반복하게 되면서 싱글스코어 달성이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요추염좌가 심해져서 스윙을 제대로 못하게 되었고 골프 약속도 취소하는 불상사가 발생됐다. 골프가 척추질환에 해로운 운동임에 틀림없지만 지금 관두기는 억울하고 아까웠다. 그렇게 주사를 맞고 통증을 참아가며 설렁설렁 치다보니 오히려 싱글스코어에 가까운 라이프베스트 스코어를 몇 번 갱신하다가 마침내 그 목표에 도달하게 되었다. 생애 첫 싱글스코어 달성 당일의 라운드 내용에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멀리건을 받을 만한 미스샷이 없었고 페널티 구역에 한번도 빠지지 않은 원볼 플레이를 해냈던 것이다. 또한 몇차례 거의 들어갈 뻔한 퍼팅은 동반자들도 안타깝게 했다.
싱글스코어 달성에는 당연히 운이 따라주었고 인품과 실력이 훌륭한 동반자와 노련한 캐디와 나와 비교적 잘 맞는 골프코스, 나에게 항상 용기를 북돋아주는 아내 덕이다. 요원해 보였던 골프에서의 목표 한가지를 달성했다. 앞으로 더욱 겸손한 마음과 배려의 정신으로 차근차근 오랫동안 즐기면서 또 다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끝으로 나에게 있어서 로우핸디 스코어를 위한 비법을 꼽으라면 가볍게 잡은 그립과 적당히 여유 있는 리듬감, 그리고 결단코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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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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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6. 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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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란 둘 이상의 사람이 서로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관계와 관계로 얽힌 존재다. 존재하는 한 관계를 모두 끊어 버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바로 이 관계로 인해 힘들어 한다. 일이 힘든 건 참을 수 있는데 관계가 어려워지면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뭐라고 단정 짓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관계는 상대적이며 생물처럼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가끔 필자가 어떤 분의 전화를 받는데 자기가 누군지 아느냐고 대뜸 물어온다. 스마트폰에 저장이 되어 있지 않으면 당연히 기억하기 쉽지 않다. 그걸 섭섭해 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필자에게 저장된 번호로 전화 했는데 상대방이 필자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이런 정도를 섭섭하게 생각하면 문제가 커진다. 쿨하게 넘어가야 한다.
서로 상대방에 대한 관계의 우선순위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관계는 소통의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수년 전 태국의 한 통신회사가 만든 3분짜리 짧은 유튜브 광고가 회자 되었다. 던진 메시지는 나눔이 최고의 소통이었는데 어느 시장에서 아픈 엄마를 위해 물건을 훔치는 아이에게 주인 아저씨는 용서하고 필요한 물건을 챙겨 주는 장면이 나오고, 30년 후 이 아저씨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는데 병원비가 2,700만원이나 나왔다. 망연자실한 딸에게 그 병원의 의사가 병원비를 대신 내주는 스토리다. 그 의사가 바로 그 때 그 아이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정답은 없지만 모범 답안은 있다. 바로 이타심으로 뭉쳐진 사랑의 힘이다. 존재의 이유가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라는 삶의 의미를 깨달으면 관계도 재정립 될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관계는 참 어렵다. 무조건 잘 해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말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적당한 선에서 기브와 테이크가 적절하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관계는 조금씩 발전하게 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무슨 거창한 철학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언제나 가슴 깊이 묻고 사는 철학을 말한다. 산업화 시대에 도시화와 집중화가 오버래핑 되면서 복잡한 세상에서 서로 부대끼고 살아가다보니 그저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 본능이 관계를 점점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다시 우리는 경쟁을 벗어나 더불어 살아가려는 삶의 철학을 각자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얼핏 보기에는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화두이지만 관계는 우리 삶과 비즈니스 곳곳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귀중한 동식물을 다루듯 관계도 조심스럽게 가꾸어야 한다. 한번 비뚤어진 관계는 복원하는데 무척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결국 깊은 신뢰가 바탕에 깔려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무에서 유를 찾아낸다는 각오로 소홀히 하지 않고 믿음의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키워야 한다.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노력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 받으려고만 하면 결코 원만한 관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먼저 나서서 손을 내밀고 혹시 섭섭한 일이 있어도 상처 받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원만한 관계 형성으로 말미암아 행복할 수 있다면 세상은 그래도 살만 하다.
출처 : 정운상의 맥아더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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