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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작성자 : 2021. 03. 14 (19:05)
사무실 밖에서 소란한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싸우는 소리로 들린다. 다투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것 같아서 사무실 밖을 내다보았다. 아니나다를까 두 사람이 목청을 힘껏 돋으며 험한 말을 내뱉고 있었다. 서로의 감정이 극한에 치달았는지 몸싸움으로 번져갔다. 왜 저토록 처절하게 싸워야 했을까? 뭔가 화를 돋을 만한 단초가 있었을 것이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거나 손해를 볼만한 일이 생겼거나 등등 나름대로 참기 힘든 무언가가 작용했을 것이다. 정말 참기 힘들었을까?

요즘은 싸울만한 힘도 없고 웬만하면 참고 넘기는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상황에 맞서 싸우고 싶지 않아서 피해가는 방향으로 - 예전에는 화를 버럭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 같다. 경우에 맞지 않던가 무시 당했거나 손해를 입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화를 냈던 것 같다. 화를 낸 이후에 좋은 결과로 반전되거나 노여움이 풀려서 즐거웠던 기억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화를 내는 순간부터 분노와 미움이 활활 타오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이 극한에 다다르면 이성은 간데없고 오로지 동물적인 공격성만이 남게 된다. 종국에는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나쁜 결과를 얻게 될 뿐이었다.

화를 쉽게 내는 사람들은 과거에 화를 쉽게 내는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았던 적이 있을 것이다. 화의 대물림이 불행의 씨앗이 된다. 화가 나는 그 순간에 그 것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나 여유가 없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더 많은 난관에 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적인 손실이든 정신적인 피폐(疲弊)함이든 삶이 더욱 불행해진다. 이런 강퍅함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우리주변의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한다. 행복하기 위한 제일 중요한 조건은 화를 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화가 나더라도 그 화의 원인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잘 처리해야 한다. 화를 내면 그 문제가 잘 해결되는지 또는 상대방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판단해야 한다. 더 좋은 방법은 애초에 화가 나지 않도록 자신의 마인드를 잘 통제하고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내가 화를 내면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까지 불행해 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화를 내는 것은 비이성적이고 몰상식하고 사람간의 관계를 파괴하는 것이다. 화를 내지 않고도 얼마든지 이성적으로 그 상황이나 문제를 훌륭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성적이어야만 비로서 긍정적인 마음을 담을 그릇이 마련된다. 그 그릇으로 소중한 행복을 채울 수 있다. 멀리 있는 신기루 같은 행복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소소한 행복을 바라볼 수 있다. 찬란한 태양의 따뜻함과 대기의 신선한 바람과 아내가 정성껏 차려주는 음식과 아내의 미소에 달린 잔주름,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 오래된 친구의 나에 대한 인정과 격려, 이웃의 친절한 마음과 배려… 가까운 곳에 행복이 차고 넘친다.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면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마음씨 곱고 배려심 많은 노인과 고집스럽고 탐욕스러운 노인으로 나누어 진다. 그 것은 결국 행복한 노인과 불행한 노인으로 나누어 지는 것과 같다.

우리는 모두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로를 증오하고 배척하는 세태(世態)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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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개무량(感慨無量)
작성자 : 2021. 02. 09 (17:24)
대략 30년전 저의 결혼식이 생각납니다. 그 당시에는 결혼식 당일 이른 아침에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예식장으로 갔습니다. 따가운 초가을햇살을 맞으며 몇시간을 촬영기사에 시달린 후에 결혼식장에 도착해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식장에 입장했습니다. 긴장해서인지 경직된 저의 표정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보기 민망했었다고 합니다.

지난 달 중순에 저의 큰아들이 결혼을 했습니다. 저보다 훨씬 키크고 잘생긴 얼굴로 자연스럽고 씩씩하게 입장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혹여나 저처럼 긴장해서 뻣뻣해 보이면 어떨까 걱정했던 것이 기우였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벤트에 강한가 봅니다. 신랑 신부 모두 자신들을 위한 잔치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열심히 즐기는 듯 한 자신감과 자연스러움이 우리 때의 격식에 메인 듯한 행사치레와 다른 것 같았습니다. 진정성과 감동이 있었고 따뜻한 유머와 배려가 넘치는 결혼식이었습니다. 어려운 시국에 결혼식을 치렀지만 예식에 참석해주신 분들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고 하객들께 진심으로 인사드렸습니다. 아마도 제 인생을 통틀어 이처럼 감개무량한 일이 또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결혼식 자리에 저의 둘째아이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직계가족 결혼식이라도 군에서 휴가불가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엄중한 시국이라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둘째아이의 형에 대한 편지를 대독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지난 해 입대해서 상병을 달 때까지 한번도 휴가를 나오지 못했습니다. 참 답답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둘째녀석이 어제 휴가를 나왔습니다. 장기간 휴가를 못 간 병사들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나마 휴가를 준 것입니다. 입대한 후에 처음으로 얼굴을 보게되었습니다. 부둥껴 안아주었더니 둘째녀석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빠!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첫휴가를 이토록 감격스럽게 느낄 줄이야...

문득 큰아이의 결혼식에서 느낀 저의 감개무량과 둘째아이의 첫휴가에서 느끼는 감격스러움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감사한 걸까요? 아마도 그 무게를 서로 따질만한 일들이 아니겠지만 신혼재미에 푹 빠진 큰아이나 첫휴가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둘째아이 모두 행복한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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