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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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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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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6. 0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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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 작은아이가 대학교 기숙사로 들어갔습니다. 이제 집에는 부부만 덩그러니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작은아이가 재수할 때만 해도 대학에 입학하면 기숙사에 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도 아이들 학업 뒷바라지를 졸업하고 오붓하게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기를 바랬지만 비어있는 큰아이 방에 이어 작은아이 방까지 주인을 잃은 썰렁한 분위기가 그리 오붓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아이들 중심으로 20년이상 살아오다가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어색하고 쓸쓸하기까지 합니다.
제주도를 여러 번 다녀왔지만 또 가고 싶은 곳입니다. 한라산 등반을 위해 처음 가보았고 그 이후 친구들과 몇 차례 다녀왔고, 아내와는 신혼여행을 비롯해 여러 번 다녀왔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로 훌쩍 떠나보고 싶습니다. 제주도의 풍광은 열대의 냄새가 나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풋풋하고 신선한 바람결, 물기를 머금은 화산석이 먼저 떠오릅니다. 때마침 저렴한 제주도 호텔숙박 패키지가 눈에 띄어서 망설임 없이 예약하고 곧바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여 만에 제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국내여행이지만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부터 해외여행과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해줍니다. 제주공항의 아담한 분위기와 미세먼지가 덜해 보이는 하늘과 시원한 바람에 흔들리는 키다리 열대가로수는 이국적인 동남아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같습니다. 매우 저렴하게 예약된 렌터카를 이용해 호텔까지 가는 길이 호젓하니 좋았습니다. 오랜 친구를 제주도에서 만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서귀포 인근의 호텔근처를 벗어나 나지막한 언덕에 둘러싼 차밭과 식물원 등 몇 군데를 둘러보고 아내의 선배가 운영하는 찻집에 가보고 뮤지컬도 보고 이웃과 나눠먹을 오메기떡을 사들고 렌터카를 반납하고 … 그렇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돌아갔습니다.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시꺼먼 구름이 하늘높이 솟구쳐있고 비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결국 제주도여행에서 처음으로 비행기가 결항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찬 공항에서 마냥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공항을 나와 택시를 타기 위해 끝도 없는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가까운 호텔을 잡고 또 다음날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비바람을 맞아가며 꽤 거리가 있는 식당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맛집을 제대로 찾아서 마지막 날의 힘든 여정을 수습할 만한 힘을 얻었습니다. 여행이 너무 순탄하면 기억에 남지 않지만 힘든 일을 겪으면 추억으로 남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지막 날의 차갑고 거센 비바람을 뚫고 허기진 배를 채우려 들어 갔던 그 식당의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온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들 덕분에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셈이 되었고 날씨로 인해 더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된 셈입니다. 또 여건이 된다면 제주도 여행을 할 것입니다. 제주도의 이러한 매력 때문에 그 곳에 정착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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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安養) 정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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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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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3. 0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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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에 안양(安養)에 이사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의 군(軍) 전역을 앞두고 부모님께서 먼저 이사오셨다. 당시의 이곳은 안양역 인근과 공장들이 모여있는 몇몇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었고 아직 평촌 신도시가 들어서지 않았다. 수도권 인근이지만 관악산과 청계산에 둘러 쌓여 공기 좋고 물 좋은 지대인지라 포도가 유명했던 곳이다. 이 지역은 원주민보다 타지역에서 유입된 사람들이 월등히 많다. 아마도 호남 출신들이 제일 많은 것 같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 전라도가 고향인 사람이 상당히 많다. 현 안양시장이 전남 해남 출신이고 지역 국회의원들도 호남 출신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안양은 수도권을 생활기반으로 하는 서민들이 사는 곳이다. 안양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으나 소위 서울에서 잘나가지 못하는 하층민들이 안양으로 유입되는 것 같다. 우리 부모님도 그 당시 형편이 좋아서 이 곳으로 이사온 것은 분명히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호남을 비롯한 지방에서 많은 서민들이 서울 진입을 목표로 임시 정착한 곳이 안양이기도 하다.
안양에서 30년 살아본 경험으로 보면, 인덕원역 주위의 유흥지역과 범계역 번화가를 제외하고는 물가가 대체로 싸고 인심이 야박하지 않다. 특히 평촌 지역은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시키고 생활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곳이다. 예전에 강남지역으로 출퇴근하면서 그 지역 주민들의 개인주의적인 면모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더더욱 이 곳 안양의 인심을 후하게 쳐주고 싶다.
2019년은 고향인 서울 약수동을 떠나 이곳 저곳을 거친 후 안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큰아이를 낳고 경기도 일산으로 잠시 갔다가 어머님 요양문제로 다시 안양으로 돌아와서 정착한 지가 딱 30년이 되는 해이다. 안양의 정착사 30년을 대략 나누어보면 정착한지 3년만에 결혼했고 5년에 큰아이 출생, 7년에 아버님 소천, 11년에 작은아이 출생, 21년에 어머님 소천… 안양의 30년은 우리 가족들의 생과 사의 역사이며 개인적으로는 무언가에 홀려 잘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방황하다가 지금의 일을 하기까지 허망함과 자괴감, 무력감을 딛고 일어서도록 삶의 터전을 굳건히 지켜준 곳이 바로 이곳 안양이다.
안양은 나의 아이들이 태어난 곳이고 나에게도 준(準)원주민으로서 제2의 고향이라 여길 만하다.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곳은 고향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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