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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영 형(兄)
작성자 : 2020. 10. 15 (16:07)
요즘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이 유행이다. 특유의 간드러지면서 힘이 넘치는 목소리가 예전의 나훈아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아마도 이 곡 역시 크게 히트하리라 예감이 든다. 이 곡의 가사 중간에 테스형이 소크라테스형이라고 밝혀 두었다. 인생의 고민이 생겼을 때 상의하고 싶고 슬플 때 위로받고 싶고 심심할 때 생각나는 그런 기대고 싶은 언덕 같은 형일 것이다. 이런 형이 한 명쯤 있다면 그 인생은 외롭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나에게도 그런 형이 있었다. 내 나이 20대 초반에 3살 연상의 복학생으로 나타난 학교 선배였다. 그 선배는 목소리가 크고 활달하여 동년배 무리의 리더 역할을 주로 했는데 쾌활하고 주도적인 성격과 넉넉한 집안 형편을 배경으로 거칠 것 없는 풍운아처럼 보였다. 후배들인 우리들에게도 친근함과 넉넉한 인품으로 인정을 베풀어주었던 것 같다. 그 선배는 취직 대신에 사업을 시작하여 일찍 자리를 잡는 듯 했으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에게 성공한 사람으로서 보여주고 싶은 과시욕이 강했던 탓에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결국 잘되지 못했다. 사업을 접은 후 수년간 각고의 고생 끝에 작은 규모이지만 부동산중개업과 건축업으로 재기에 성공하면서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비교적 젊은 나이에 모두 겪어 내공이 깊어진 그런 사람이었다.

나도 그 즈음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걱정하다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에 관심을 보일 때 걱정해주던 그 형의 목소리와 표정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비록 나이로는 3살 차이에 불과하지만 인생의 경험은 30년쯤 된 듯 한 그 형의 묵직한 조언을 그 당시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결국 내가 결정한대로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그 형의 조언을 따랐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본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누군가 나를 걱정해주고 챙겨주는 것은 매우 고마운 일이다.

어느 날 그 형이 외국으로 이민간다는 소식이 들렸다. 아이들 교육과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가야된다는 거였다. 기껏 기반을 잡아놓은 이 곳은 일년에 한번씩 들어와서 단기간만 운영하면 된다는 것이다. 외국으로 훌쩍 떠난 후에 그 곳에서도 자리를 잡아서 사업을 잘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 형이 말한 대로 일년에 한번씩 국내에 들어와 사업을 한다고 했다. 한국에 올 때 마다 반가운 마음에 그 형을 만나 예전과 같은 익살스럽고 호쾌한 목소리를 들으며 즐거워했고, 한층 더 여유가 있어 보이는 그 형의 얼굴이 보기 좋았다. “형은 이제 고생은 다 끝났고 이제부터 인생을 즐기면서 재미있게 살면 되겠네…” 그 형에게 술자리에서 건넨 말이다.

그 형이 다시 외국으로 들어 간지 얼마나 지났을까 세상을 등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불과 한달 전에 심심하니 한번 놀러오라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몸에 이상이 있었던지 오래되었고 급성으로 진행되어 불과 한달여만에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그렇게 유쾌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이 정작 자신의 몸이 좋지 않을 때는 가까운 친구들과도 일체 연락을 끊고 쓸쓸히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인생의 굴곡이 너무 높고 깊으면 험난하고 쓸쓸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형은 풍운아처럼 우리 곁을 왔다가 너무 일찍 떠났다. 어딘가 살아 있는 듯 그 형의 죽음이 실감되지 않지만 이제는 그 형을 놓아주어야겠다.

“기영이 형, 거기서도 자리 잘 잡고 계세요. 언젠가 만나면 예전처럼 형의 무용담을 들으며 웃고 떠들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 형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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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사고를 하되 비판하지 마라
작성자 : 2020. 10. 12 (11:04)
비판이란 현상이나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비판적 사고란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비판적 사고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유익을 가져다 줍니다. 적절한 비판 의식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비판하는 말과 행동은 인간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비판적 사고는 하되 비판하지 말라고 주문하는 것입니다. 평소 지나치게 다른 사람을 비판하거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종종 만납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이나 어떤 현상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지적 수준이 높고 경험도 다양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남을 비판하게 되면 그 사람의 주위에는 사람이 모이지 않고 떠납니다.

이런 비판적인 사람은 정작 자신의 부족함과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상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세운 잣대를 들이대며 맞다 틀리다라고 말하면 상대방의 감정만 건드리게 됩니다. 설령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잘못되었더라도 노골적으로 그것을 비판하는 사람의 인격은 하수에 해당합니다. 고수는 그러지 않습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더욱 비판을 삼가합니다. 비판하는 대신 자신을 돌아봅니다. 혹시 자신이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인격이 더욱 성숙하게 됩니다. 비판은 겸손하지 못한 교만에서 비롯됩니다. 아무리 부드러운 말로 비판해도 상대는 이미 알아차립니다.

성경에도 나와 있습니다. 언제나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라고 합니다. 낫게 여긴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그 사람의 수준과 환경에서 그런 말을 할 수도 있겠구나 라며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것도 옳고 저것도 맞다고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간혹 아니라고 말할 때도 때와 장소를 가려 조심해야 합니다. 백세 시대에는 적어도 80세까지는 어떤 직업을 갖고 일을 하게 됩니다. 비판적인 사람은 남이 하는 일은 모두 쉬워 보이고 자신이 하는 일은 무조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직업을 인정하지 않으면 자신의 직업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을 하는 직업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소중히 여기고 조금씩 발전시켜 나갈 때 더욱 빛을 발하게 됩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게 됩니다.

비판적인 사고를 갖지 않으면 아이디어가 묻혀 버립니다. 아이디어가 콘텐츠로 발전하고 그러다 차츰 평생직업으로 정착됩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기분 나쁘게 들리면 옳은 개소리라고 합니다. 옳지만 개소리란 뜻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평생직업을 찾으려면 날카로운 비판적 사고를 가지되 관계를 해치는 비판을 중단해야 합니다. 똑똑하고 아는 게 많은 사람이 쉽게 빠져 드는 함정이 바로 다른 사람을 비판해서 짓밟으려는 태도입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상대는 더욱 눈에 쌍불을 켜고 대듭니다. 관계를 바르게 유지하면서도 비판적 사고를 갖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습니다.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않고 덮어 주며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 주면 나중에 천군만마를 얻게 됩니다.

출처 : 정은상의 맥아더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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